편리해야할 편의점, 청파동에 ‘불편한 편의점’이 있다. -김호연 장편소설

요즘 완독 할 수 있는 책 한 권 찾기가 힘들다. 원래도 책을 많이 보지 않는 편이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는 억지로라도 책을 많이 읽겠다고 했었는데, 배우고 싶은 게 많다 보니 지식 방면의 책 외에는 잘 안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자주 읽던 자기계발서도 어느덧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자 멀리하게 될쯔음 이 책을 만났다.

베스트셀러로 어딜가나 눈에 띄었던 책, 편리해야 할 편의점이 '불편한 편의점'이라니 읽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청파동'이라는 동네는 또 자주 다니는 곳이다 보니 무언가 익숙하게 되어 눈을 끌었던 것 같다.

 

양심 있는 노숙자, 그에게 편의점을 맡기다.

책의 시작은 70대 편의점주 여성이 자신의 파우치를 잃어버리면서 시작된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 안 그녀는 자신의 파우치가 없어졌음을 알게 되었고 때마침 서울역에서 파우치를 보관하고 있다는 한 사람의 전화를 받고 바로 서울역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파우치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덩치 큰 노숙자였고 파우치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파우치를 뺏고 빼앗기지 않기 위에 다른 노숙자들과 몸싸움이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파우치를 지켜준 노숙자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자신의 파우치라고 주장하던 찰나 노숙자가 여성의 신분을 확인하고 파우치를 돌려주었다.

 

파우치의 대가는 '편의점 도시락'뿐이 아니었다.

파우치를 가지고있던 노숙자는 배가 고파 편의점 도시락을 먹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 도시락마저 파우치를 노린 두명의 노숙자 때문에 온전히 먹지 못했다.

무슨 우스운 상황인지 모르지만 파우치의 주인은 청파동 한 편의점의 점주였고 그에게 언제든지 와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라고 이야기했다. 양심 있는 노숙자라.. 도시락 폐기 시간에 맞춰 폐기 도시락을 같은 시간에 꼬박꼬박 얻어먹은 노숙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70대의 여성 편의점 점주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어느덧 노숙자는 편의점 사람들과 청파동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

노숙자답지않게 뚝심 있는 말투. 그리고 상식선의 생각

너무 많은 알코올로 인해 기억을 잃었지만 그는 무언가 일반 사람과도 다른 뚝심이 보였다. 

처음에는 이 노숙자가 어떻게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을 변화시켰는지가 궁금해서 페이지를 자꾸 넘겨보았다. 그리고 당당한 그의 태도에 의아해하며 책을 읽은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노숙자는 당당하지 못할것이다. 양심이 없을 것이다. 이런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편의점답게 '불편한 편의점'역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게임중독이 된 아들과 트러블이 생긴 편의점 알바 아주머니, 공무원 고시를 준비하다가 편의점에 스카우트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독고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흥신소를 붙인 편의점주 아들, 그리고 그 흥신소에서 나온 곽이 편의점의 일자리를 물려받는 것까지. 그리고 기억을 잃었던 노숙자 독고가 자신의 전 직업과 기억을 모두 되찾고 자신의 잘못되었던 과거를 정리하러 가는 것까지. 오랜만에 참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거기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까지 더해져 현실 묘사가 현대와 비슷하다 보니 더욱 집중력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잃고 놓을 때까지 다음장이 궁금해서 드릉드릉했던 책이 최근에는 많이 없었는데 재미있게 읽은 소설책이었다. 실제로는 이뤄지기 힘든 이야기이겠지만, 세상 어딘가에 또 이런 따스한 일이 생기길 바라면서 추운 겨울에 따스한 소설이었다.

 

'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 우리 모두 다리를 건너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22년 1월 첫 완독 책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장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