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목표로 하고 달려왔는지 가끔 길을 잃을 때가 있다.
정말 내가 하고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맹목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위한 행동들이 생기기도 해서
가끔은 취미를 취미로 즐기지 못하고 그저 스펙에만 목숨을 걸기 바쁜 나날들이 이어졌다.
살면서 디자인을 안 하고 사는 내 모습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2019년에 한 번, 2021년에 한번 정말 내가 디자인밖에 할 수 없다는 게 슬플 정도로 디자인을 하기 싫었던 시기가 있었다. 디자인 자체는 너무 좋고 즐거웠는데 주변 상황이 디자인을 하지 말라고 옥죄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다들 대단하게 하지 않아도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는 열심히 해도 제자리인 것 같아서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2022년에 들어서, 내가 목표로 달려온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가고 싶었던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고, 하나는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었던 운동을 널리 알려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슬프게도 이 두 개의 시험날짜가 겹치는 바람에, 나는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아쉬움도 있지만.. 내가 했던 선택이 더 적은 후회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새로운 길에 대한 생각.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무대가 많이 사라졌다.
조금씩 들어오던 외주들도 들어왔다가, 사라지고 들어왔다가 사라지고.. 그저 상황이 어렵구나 생각하기에는
취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사이에 공부를 더 해서,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되면.. 능력이 좋은 사람이 되면 내가 설 수 있는 자리가 늘어날까 고민도 많이 하고 이것저것 시도도 많이 했던 한 해가 흘렀다.
자격증도 따고, 이런저런 일들도 하면서 재미는 있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공허함이 생긴다.
요즘 공부하는 분야는 메타버스, 그리고 메타버스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내가 무대를 좋아하고 사랑했던 이유는, 무대라는 실제감이 주는 압도감과 현실감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온전히 오프라인에서 그것을 즐길 수 없을 수도 있는 상황이 자주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가 퍼지고 사람들은 비대면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메타버스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이너,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항상 내가 만드는 디자인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내 디자인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지나가다가 한번 뒤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거, 아니면 의미를 생각하면서 한번 더 웃을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이 하고 싶다.
짧다면 2달, 길다면 1년을 준비했던 운동의 마무리, 하지만 새로운 시작.
왼쪽 쇄골이 부러지고 운동을 좋아했던 나는 예전만큼 운동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몸이 다쳐도 운동에 금세 복귀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질 만큼, 운동을 쉬는 1년 동안 나는 운동과 멀어진 사람이 되었는데 의욕도 사라지고, 다시 운동을 하면 예전만큼 할 수 없는 능력치에 대해서 좌절감을 또 느꼈다.
2019년, 2020년은 정말 좌절의 해다.
돌고 돌아 만난 케틀벨이라는 운동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만들어준 운동이다.
처음에는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었고, 이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건강한 마인드도 만들 수 있었다.
내가 좋아했던 운동인데 새로운 자격증을 취득하려니 너무나 힘들고 고된 운동이 2달 정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기간이 마무리되었던 지난 2박 3일 동안 몸이 으스러질 것 같은 트레이닝을 마치고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어느 정도 목표를 이뤄낸 것에 셀프 박수!!!
아직 더 달려야 하는 한 달의 기간이 조금 겁나기도 하지만, 팔 하나도 움직이기 어려워서 징징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16kg 케틀벨을 머리 위로 3개는 들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재도전을 했을 때 등 뒤로 응원해주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조금은 가슴 찡한 일이다.
아직은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새로운 곳으로 이직도 준비해야 하고, 하고 있던 일들도 마무리해야 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기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는 느낌이 든다. 조급한 기분이 든다.
같이 출발했는데 다들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요즘 내 주변에는 완성형의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여유가 부럽다.
나 역시도 알고 있다 그들과 내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보다 더 오래전에 출발해서 힘들게 이뤄낸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나는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알면서도 자꾸 조바심이 난다.
가끔은 진득하게 앉아서 한 가지 공부를 오랜 시간 파고드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런저런 시도도 해보면서 몰랐던 것을 깨우쳐가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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